able·shop

내가 스물이 되던 해에 '여성들이 비싸다고, 물 건너 왔다고, 케이스가 고급스럽다고 비싼 화장품을 사지 않는다'는 포부로 미샤라는 회사가 등장했다. 중년이 되도록 미샤의 영광과 함께 해왔는데, 역시 악마펀드 '사모펀드'에는 당할 수가 없는 듯,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다.(초공진 비비크림 시리즈의 상품평을 보면, 다시 이전으로 되돌리라는 댓글이 있다. 나 역시 동감이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좋은 재료를 그대로 쓰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사모펀드를 거친 모든 기업이 상품질의 하락을 겪었으니까) 가뜩이나 줄어든 오프라인 매장에서, '코로나 때문에 립스틱이 많이 판매되지 않아, 본사에서 발주가 안 되네요.' 이런 개뼉다귀같은 소리를 듣고,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파우더 벨벳 모닝베이킹>은 정말 질감이 파스텔이다. 우리가 미술 시간에 접한 그 파스텔. 단점은 적지 않겠다. 장점은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아서, 여름에만 쓰려고 구매했다. 목적에 맞는 것 같아 만족한다. 약간 진하면서 형광 느낌은 없는 오렌지이다. <쉬어 슬릭 이브닝 밀크티>는 연한 오렌지 느낌이 난다. 수많은 블로거와 인플루언서들은 연한 갈색으로 보고 '가을색'이라 하는 것 같은데... 모르겠다. 너무 더워서 마스크를 쓰면 립스틱이 번져서 지금은 못 쓰지만, 마스크를 많이 벗어둬도 되는 자리에서는 '연한 오렌지' 느낌으로, 나는 지금 사용할 것 같다. 미샤야! 기업하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대대손손 오너가가 유지되는 기업이 왜 그렇게 정경유착, 노동자 착취를 하면서 버텨왔는지, 너의 흥망성쇠를 통해 새삼스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마지막까지 잘 버텨라. 재고 떨이할 때까지 구매는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 여성들이 다시 랑콤, 디올, 입셍로랑을 기웃거리게 될까 걱정이구나.

립스틱은잘맞고색도이쁘네요. 근데다른색보다양이조금양이많아서뚜껑을여니까끝부분이찌그러져있고붙어있네요.

로즈색상에 가깝습니다 부드럽고 번들거리지 않아요